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 히가시노 게이고
초판 2024.07.23
히가시노 게이고의 101번째 작품으로
추리소설의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인기소설
출간된 지 1달도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상 소설.
출판사: 북다, 총 432p
카테고리: 추리/미스터리
줄거리
한여름 호화 별장에서 일어난 연속 살인사건. 자수한 범인은 범행과정에 대해 입을 다문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자 검증회를 열고, 그 자리에 휴가 중인 가가 교이치로 형사가 참석한다.
재구성되는 비극 속 예측하지 못한 진실이 그 정체를 드러낸다.
책을 읽기 전
최근에 책을 좋아하는 어떤 사람을 만난 뒤로 오랜만에 책에 대한 욕구가 다시금 떠올랐다.
집 앞에 있는 알라딘은 종종 방문 했었지만 이상하게 알라딘에서는 독서 욕구가 사그라든다.
그와 다르게 교보문고는 마치 '나 오늘 다시 열정적으로 살아보고싶다' 라는 생각을 늘 들게하는 동기부여 장소이다.
3분거리의 알라딘을 지나서 굳이 대중교통 타고 교보문고에 가서 책 구경을 했다.
원래 이 소설을 읽을 생각도, 구매할 생각도 전혀 없었다.
목표로 하던 책이 있었고 원하던 주제도 명확했기에 관련 책만 2-3시간쯤 구경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시간이 늦어서 집에 가야겠다 하고 골라둔 책을 손에 들고 카운터로 가는 와중에
소설 코너가 눈에 들어왔고 '아, 히가시노 게이고 신작이 나왔다고 했던 것 같은데?' 하고 스윽 훑어봤는데
이 책은 비닐 포장 되어 있어서 열어볼 수 도 없었는데 그냥 어느순간 내 손에 들려있더라.
다른 책은 살까말까 20번은 고민하는데 이 책의 구매결정까지 5초는 걸렸을까?
그렇게 결제하고 집으로 돌와와서 밥을 먹는데 원래 목표로 했던 책보다 이책이 더 기대됐고 먼저 읽어야 겠다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 여자도 그렇다. 시야 한구석에 누군가의 모습이 들어왔다.그 정체를 아는 건 나뿐이다.
물론 본인에게 그 사실을 말할 생각은 없다. 독침은 숨기고 있어야 무기니까. - 39p
겉으로는 서로를 존경하고 하하호호 웃지만 속내는 상대를 비웃고 시기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에게 좋은 감정이 아니며 누군가가 살해된다면 가해자는 외부의 자가 아니라 이 안에 있을 것이라는 걸 생각하게 할만한 구간.
이틀 전 받 은 편지였다. 보낸 사람은 알 수 없었다. 봉투에서 편지를 꺼냈다.
그리고 거기에는 짧은 한 줄이 인쇄되어 있었다.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103p
이 쪽지는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과연 누가 이런걸, 무슨 의도로 보낸걸까
물론 뒤에 나온 이 쪽지의 목적과 보낸사람은 그닥 흥미롭지 않았고 좀 허무했다.
그냥 사람을 떠보기 위함이였다니.
근데 마지막의 반전 내용은 아, 내가 또 한번 당했구나 싶었다.
이 또한 복선일 수 있었다는걸 왜 놓쳤을까.
"인간이란 복잡한 존재입니다.
겉과 속이 있는 건 당연 하고, 사람에 따라서는 속에 또 속이 있고, 그 안에 또 속 내를 숨기기도 하죠.
한결같지만은 않습니다." - 249p
속에 또 속이 있다는 말..
매일 느끼고 나,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진실이지만 또 외면하고 싶고 그러한..씁씁한.
"열네 살 미만이었죠. 사람을 죽여도 죄를 묻지 않는 게."
“그럼 사형을 당하려나.”
"사형당해도 되는데." -380p
완독까지 약 60p 를 남겨두고 나온 범인의 자백
좀 놀라긴 했다. 모두에게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리를 한다고 했지만
나도 모르게 어린아이에게는 그 가능성을 닫은 것 같다.
부모의 죽음을 알았을 때,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데도 격하게 동요했다.
깊은 슬픔이 밀려와 눈물이 흘러넘쳐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부모의 죽음이 슬펐던 게 아니다.
이런 운명을 걷게 된 게 서글펐다. 좀 더 평범한 부모 밑에서 평범하게 사랑받고 싶었다. -398p
현실에서도 존속살인 사건이 심심치않게 보인다.
두번째 문장까지 읽었을 때 그들도 부모에 대한 동정이란게 있는걸까 했지만
그건 본인에 대한 동정이였다는 걸.. 참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하는 부분이다.
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인가.
진심으로 사랑했 던 남자를, 하필이면 친구 같은 고모에게 빼앗기다니. -424p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쌍의 부부 중 과연 진실된 부부가 있었는가.
소설의 후반부에 갑자기 밝혀지는 그들의 뒷모습들.
다정하게 비춰졌던 초반부의 모습들에 나는 또 속았구나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걸 알지만 아직도 갈길이 먼 것 같다.
책을 읽은 후
복선과 반전의 연속이였던 소설
24.08.16 ~ 17 단 이틀만에 완독하게 만들어버린 멈출 수 없는, 괜히 히가시노 게이고가 아니지.
오랜만에 만난 히가시노 게이고는 몇년 전에 처음 봤을 때와 변함 없이 흥미진진했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잠이 너무 쏟아지는 와중에도 뒷 얘기가 궁금해서 눈을 비비며 읽게 만드는 소설이다.
요즘 웬만한 예능, 드라마, 유튜브 다 재미가 없었다.
뭘 봐도 10분이상 지속해서 보기 어려웠다.
숏플랫폼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걸까. 계속 이렇게 지내도 되는걸까 고민이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느낀건 내가 문제가 아니라 그냥 무지성으로 양산되는 프로그램들에 신물이 나버린 것 같다.
가만히 있어도 눈에 넣어주는 영상과 달리 읽고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게 책인데
영상보다 200배는 더 흥미로웠다.
다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여러개 읽다보면 왠지모르게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어떤 여행지를 중심으로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이라는 주제랄까.
그래서 읽을 때는 무척이나 재미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여러개가 복합되어
사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래가지 못하는 것 같다.
다음 소설은 나미야잡화점 처럼 조금의 특별함이 있는 소설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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